비올라를 하게한 이유 3가지 > 러브스토리

대학교에 들어가면 취미삼아서 악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있었다.
고등학교때 여자친구가 합주반에서 비올라를 한다고 했었는데 그땐 정말 비올라에
는 관심도 없었다.
그리고 또 다른 친구는 전공을 하려고 바이올린을 하고 있었는데 가끔 시내에서 만
나면 친구녀석들은 서로 악기를 들어주겠다고 난리를 폈다.

그때 그 친구가 이런 말을 했었다.
"가끔 연습하러 충대(충남대학교)에 가면 안개가 핀 종합운동장에서 트럼펫을 부는
사람이 있는데 정말 좋았다."
이 말은 충분히 나를 자극하게 만들었고,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찾아간 곳이
충남대학교 관현악단 (http://cnupo.chungnam.ac.kr)(아마추어)이다.

1층 학생회관 지하구석에 자리를 하고 있었는데(들어가자마자 곰팡이 냄새가 났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하던 그런 관현악단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보였다.
그래서 순간 망설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어서 들어갔다.

2학년 선배가 신입생들을 받고있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선배는 나의 중학교 선배였
다.
(이 선배는 나랑 인연이 깊어서 군대생활도 같은 건물에서 했다.강원도 속초에서)

"너 뭐하고 싶어 ?"
"저요 ? 트럼펫을 하고싶은데요."
"왜 ?"
"멋지잖아요."
"그래...다른 악기는 생각이 없냐 ? "
"예..."
그때 사무실(동아리방을 이렇게 부른다.)문을 열고 선배누나들이 들어왔는데 멋모르
는 신입생이 보기엔
정말 이뻐보였다.
"저 선배들은 어떤 악기를 하죠 ?"
"어... 비올라를 하지..예쁘지 ? 그리고 비올라 파트는 사람도 적어서 회식해도 맛
있는거만 먹어.
바이올린은 떼거지라 잘먹어야 짜장면이야. 너 비올라 해볼래 ?"
"예..."

뭐 중간에 다른 이야기도 많이 있지만 대충 줄거리만 이야기 하면 이렇다.
예쁜 누나들과 먹을거에 넘어가서 지금 껏 비올라를 하고 있지만, 후회하지는 않는
다.
많은 후배들이 단조롭고 다루기 불편한 비올라를 포기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
람들이 비올라라는 악기의 마법에 빠져있다.
난 악기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벌써 8년째 ?) 비올라라는 악기를 정말 사랑한다.
그리고 비올라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사랑한다.

왜냐면 다른 사람들이 사랑하지 않는 것을 사랑하기때문이다.

1999/07/14(13:17) from 168.188.104.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