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필 > 자유 토크박스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d47b6e49a5b044c93b9e76d762c749d3_1736023994_3792.jpg
 

빈 필

profile_image
viola
2003-04-01 09:23 7,820 2

본문

빈 필은 그 음악적 탁월함 뿐아니라 그들의 조직 구성에도 주목할 만합니다.
빈 오페라 오케스트라에서 적어도 3년이상 단원으로 재직한 연주자만이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에 입단 지원할 수 있고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므로 자연스럽게 최고의 연주자만이 살아남게 됩니다.
빈필의 해석은 자연스럽고도 신선한 음악이라는데 있습니다.
이것을 입증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기쁩니다!


프로그램
모차르트/휘가로의 결혼 서곡
-장영주 협연: 요하네스 브라암스/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중간휴식시간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1번 D장조


하이든 브람스 말러 이 세사람은 모두 빈에서 생을 마감하고 이곳에 안장됨으로서 말 그대로 빈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제 연주가 기대됐습니다.
무슨 조화인지 길이 무척 잘 뚫리더군요.
1시간이란 시간이 남아서 서둘러 리허설을 보려고 조심스럽게 들어갔습니다.
주빈 메타가 금관파트를 가다듬고 있었는데 무척 거칠고 날이 세워진 모습이였습니다.
그리곤 이내 거친 목소리로 몇번의 다짐을 하고 둘려싸인 사람들에 의해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몇몇 단원들의 연습은 계속 지켜볼 수 있었는데 카메라 설치로 오가는 분위기 속에서도 전혀 개의치 않아 무척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한 30분 앉아 있었나 객석을 정리한다기에 마침 예매도 안해 얼른 창구로 달려가 몇개남은 1층 좌석을 샀는데 다행히 보조좌석은 아니여서 안심했습니다.
대단한 박수를 받으며 빈 필이 들어서고 주빈 메타가 그 뒤를 이어 환호를 받았습니다.
아까 그 예민하고 날카로웠던 인상 그대로.
모짜르트 '피가로의 결혼'서곡은 몸 풀기나 늦은 관객 자리 앉치기 정도로 끝났습니다.


드디어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장영주가 했던 말 중에서 "예술이란 깨달음이지 가르쳐서 특별히 배우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 절대 과장 돼 보이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브람스 분위기는 아니였지만 1악장부터 아주 대등한 연주를 펼쳐 무척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순간순간 출발선에서 돌진하듯 거의 눈을 뜨지않고 발까지 구르며 메타의 싸인없이 머리속 악보를 풀어놓기 시작했습니다.
하늘거리는 옥색 드레스가 실루엣을 드러내며 강한 몸짓으로 끓어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끝난 1악장은 열심히 무릎을 치며 나만의 성원을 보냈습니다.
2악장
목관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장영주도 약간 긴장을 푸는 듯 리듬을 타며 활을 든 손을 흔들면서 미소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도 2악장의 아름다움은 유난하더군요.
참 좋았습니다.
드디어 3악장
메타와 시선을 주고 받으며 말뿐이 아닌 빈 필과 전력을 다했습니다.
목에 깊이 파인 바이올린 자국이 말해주듯 절대강자에 위치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자신있고 흔들림없이 잘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환호를 멈추지 않았고 몇 번의 무대인사로 전반부가 끝났습니다.


어제 눈길 끈 모습은 비올라 파트와 첼로 파트가 자리를 바꿨습니다.
그래서 콘트라바스도 첼로 뒤인 가운데에 들어가 배치됐습니다.
비올라도 가로가 아닌 세로로 앉았더군요.
그래선지 더 좋았던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말러의 '거인'
교향곡에 있어 안정성이란 무엇인가를 말하려는 지 절감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통일성에 이내 빠져들었고 그들의 무기인 자연스러움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역시...
빈 필의 명성은 어디가지 않았습니다.
비록 공간의 제약이 있다하더라도.
메타의 역동적인 지휘라도 빈 필의 색깔은 어디 안 갑니다.
현과 목관의 우수성을 화려하게 드러내며 폭발하듯이 밝은 느낌으로 악장을 끝맺는다...
정말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은 광경이였습니다.
말러여......

2악장
왈츠풍이 좀전의 현이 낮은 선률로 목관의 또렷한 선률들과 정점을 이뤘습니다.
목관의 우수성을 여기서 여실히 느낄수 있었는데 아~ 아름다웠습니다.

3악장
팀파니 연타에 이어 첼로 독주가 아닌 콘트라바스가 선률을 노래하는데 참 인상적이였습니다.메타가 전공한 해택이 아니였을까.
오보에도 빼여났고 목관 금관 악기 전체가 통일된 일률성에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이 오케스트라 개개인이 솔로이스트.
하프로 비록 한대였지만 얼마나 명료한지.
우화적이고 모호한 분위기는 다시 되돌아가 악장을 마친다!
멋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4악장
빠르면서 파괴적인 울림으로 명상적인 현과 금관의 맹렬한 진격에서 모든 신경세포가 곤두서 강열하게 끝맺습니다.
정말 부라보를 그렇게 외치는 광경도 드물었지만 쉽게 만나기 어려운 연주가 틀림없습니다.
그들의 기질 때문인지 160년 전통의 빈 필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돼려 긴장은 지휘자와 관객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빈 필의 전통은 늘 그래왔던 것이라고....


적어도 1층은 기침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고 관객 역시 수준 높은 질을 보여줬습니다.
입체의 여지없이 꽉 들어찬 홀의 긴장감은 객석의 흐트러짐 없는 모습과 진지함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요한스트라우스 2세의 '박쥐' 서곡으로 앵콜은 더 없었지만 메타의 다소 예민하고 날카로운 모습은 줄지 않더군요.
사그라질줄 모르는 분위기를 억지로 때 놓으려는 듯 버티는 악장을 익살로 마무리했습니다.
단원이 퇴장할때도 다시한번 큰 박수로 열렬히 환호하는 사람들로 술렁였습니다.
단원중에 여자는 피콜로 하나였던게 눈에 띠네요.
MBC에서 녹화했으니 T.V로 꼭 만나세요.

댓글목록2

운영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운영자
2003-04-04 08:48
  안녕하세요? 좋은 연주회가 있을 땐 항상 현장에 계시네요..^^ 좋은 평론 감사합니다.

진다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진다혜
2003-04-25 18:26
  좋은 평 잘 읽었습니다. 저도 MBC에서 방송한 것 녹화하여 틈틈히 본답니다.. 소중히 간직해야 할 듯.. 특히 전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과 말러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장영주가 협연한 브람스도 참 매력적이더군요..
전체 2,057 건 - 34 페이지
번호
제목
글쓴이
1,562
홍숙희
2003-04-12
5,863
홍숙희
2003-04-12
1,561
김수현
2003-04-13
5,705
김수현
2003-04-13
홍숙희
2003-04-15
홍숙희
2003-04-10
열람
viola
2003-04-01
7,821
viola
2003-04-01
1,557
김현주
2003-03-30
8,026
김현주
2003-03-30
오모보노
2003-03-18
1,555
구민지
2003-03-17
6,667
구민지
2003-03-17
1,554
viola
2003-03-17
5,706
viola
2003-03-17
viola
2003-03-16
1,552
유지훈
2003-03-16
6,509
유지훈
2003-03-16
1,551
viola
2003-03-10
5,725
viola
2003-03-10
1,550
Bratsche
2003-03-10
5,861
Bratsche
2003-03-10
1,549
viola
2003-03-10
5,769
viola
2003-03-10
1,548
정원영
2003-03-09
6,750
정원영
2003-03-09
게시판 전체검색
상담신청